더 깊숙히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도
조금 그 사람을 겪어보면 나쁜사람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있는 곳에 있는 K계장님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K계장님은 책도 많이 읽으시고 그림도 잘그리시고 일도 잘하신다.
성격이 꼼꼼하고 치밀하며 엘리트 직장인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분이다.
그런데 사람이 그렇게 꼼꼼하고 치밀하면 밑에 사람이 피곤한 법.
여기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K계장님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나 역시 그랬다.
사람이 일을 시키면 그냥 시켜놓고 말아야 하는데 옆에서 계속 트집이다.
이건 이렇게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이건 그렇게 하면 이상하지 않느냐?
너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한번 고민 해봐라. 숙제다. 고민하면 방법이 나온다.
다시 하는 게 좋겠다 등등... ...
말 많은 노인네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과장후보에서 떨어지고 계만 바뀌어서
아직도 계장직을 하고 있지... 라고 속으로 욕했었다.
게다가 정치적 성향도 나와 다르다. 틀리다고 말하고 싶지만 민주주의니까 다르다고 표현하자.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하여 이야기 한 것 에서도 충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돈을 90억을 받았느니 카리스마가 없다느니 죽이되던 밥이되던 밀어붙이는
이명방식 불도저 스타일이 없다고 말했다.
위 이야기를 말하면서 든 예가 대운하주 였는데 나는 대운하주는 자연을 파괴함은 물론
실효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지만 K계장님은 그건 네 생각일 뿐이고 대운하주도
분명 이득되는 점이 많다고 말하셨다.
이득이 되긴 개똥 근처 땅 사놓은 사람들만 이득 되겠지...
또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학벌타파를 외치면서 강금실, 유시민 서울대 엘리트 출신들을
기용한것에 대해서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라고 욕했다. 참나 그걸 또 거기다 가져다 붙이냐...
그리고 혈압터지게 한 말이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시골에 거대주택을 짓고 호화스럽게 살았다고
말하는데 정말 계장만 아니면 멱살 잡고 싸웠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난 K 계장님을 싫어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다르게 생각이 된다.
얼마전 초등학교 치과실 바닥이 썪어 그 위에 합판을 대고 마무리 하는 작업을 하고
수고했다는 의미로 회 한접시 하면서 한 이야기인데 이 사람이 참 안됐다 하는 마음을 들게했다.
그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계장님은 이건 꼼꼼하게 해야되 하면서 양복을 입은 채 직접 끝을 냈는데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난 또 그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고
아 계장이면 그냥 시키고 말것이지 직접 그렇게 위치 선정하고 쓸고 담고
마무리 잡업하고 그런걸 보면서 역시 이 사람은 너무 깐깐해서 자기가 직접 하지 못하면
성이 안풀리는 사람이야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작업이 끝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하신 말씀은 그렇게 싫어 했던
사람을 불쌍하다고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나이로 치자면 아들뻘인데 자신이 느끼는 직장생활의 회의감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난 그사람이 깐깐하고 제성질대로 일을 해야 속이 풀려 그런 일을 하는지 알았는데
자신이 이런일을 해야겠냐고 한탄을 하셨다. 한때는 중앙직에서
몇백억의 프로젝트성 사업안도 내고 그랬지만 결국 이렇게 한직에 머무르면서
이렇게 바닥 마무리 작업이나 해야되고 아래 여직원들 한탄소리나 들어줘야 하고(여직원들이 많다.)
계장님 직원이 부족해서 너무 힘들어요 계장님 이건 어떻게 맞춰야 하나요?
그런식의... 앞으로 정년까지 자신이 뭘 할 수 있겠냐고 그렇게 직장생활이 끝나는 거지
하면서 쓸쓸해 하시는데 참 안됬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직원들한테 깐깐하게 대하는것도 다 도움이 되라고 하는 말인데
직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하시는데
아 그렇게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면서 이 사람이 조금 괜찮게 생각 되었다.
아 근데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재미없다.
아무튼 내가 사람 볼 줄 몰라서 그러는 건지는 몰라도
조금만 겪으면 나쁜사람은 없는 것 같다. 조금더 겪으면 나쁜사람일 수는 있겠지만...